1. 가재가 노래하는 곳의 시작
"습지는 늪이 아니다. 습지에는 빛이 가득하고 물에서는 풀이 자라고 물줄기가 하늘과 맞닿는다. 그런 습지 내구석구석에는 정말 늪이 있다. 습지는 죽음을 통달하고 있다. 비극이라고 규정짓지도 않는다. 죄는 더더욱 아니다."
카야의 독백으로 시작되는 가재가 노래하는 곳, 그곳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에 대한이야기이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이 습지는 살인사건이 일어나기에는 너무 아름답고 신비한 장소이지만 또한 그곳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동네의 한 청년이 죽음으로(체이스) 습지소녀가 용의자로 마을사람들의 의심을 받기 시작한다. 조사를 하는 경찰조차도 그녀의 집에서 나온 깃털이랑 잡동사니를 보고 “과학자야? 마녀야?”라며 의심을 품고 조사가 시작된다.
2. 습지소녀 카야
“사람들은 껍데기 안에 생명이 살고 있다는 걸 잊죠. 저도 가족이 있었어요. 절 카야라고 불렀어요.”
유력용의자로 체포된 습지소녀(카야)는 도움을 주러 찾아온 은퇴변호사에게 이렇게 이야기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가족과 단란하고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 속에서 카야는 웃음을 끊이질 않는 아이였다. 그 따뜻하고 밝은 가족에게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 진건 아버지의 폭력에서부터였다. 밤새 부모님의 다툼소리와 물건 부서지는 소리가 끔찍했던 밤이 지나고, 다음날 아침 어머니는 습지에서 사라진다. 그날 이후 엄마는 돌아오지 않았고 그러자 남은 가족들도 하나둘 떠나가고 카야만 홀로 남겨지게 된다.
폭력적인 아버지의 눈에 띄지 않고 비위를 거스르지 않는 방법을 배우며 카야는 나름의 생존을 하며 어린 시절을 보낸다. 혼자서 습지에서 보트를 타며 길을 잃었던 날 카야는 혼자 보트를 타며 낚시를 하는 한 소년을 만난다. 그 소년은 유쾌하지만 사람을 편하게 해 주었고 테이트라며 자신을 소개한다. 그 소년을 만난 후 카야는 용기를 얻게 되고 아버지에게 홍합을 따서 식료품점에 팔아 필요한 것들을 바꾸며 생존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기다리던 엄마에게서 편지가 온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 편지를 불에 태워버리면서 ‘이젠 엄마는 없다’라고 말한다. 카야는 그 편지의 타고 남은 재마저 버릴 수가 없어서 유리병에 고이 보관한다. 편지가 온 그날 밤 아버지는 엄마의 모든 흔적을 불에 태워 없애 버렸다. 그리고 어느 날 아버지마저 사라졌다. 완전히 혼자가 됐다고 느끼는 카야는 슬픔을 느꼈지만 먹고사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홍합을 따는 카야의 뒤로 습지의 일출이 매우 황홀 하고 아름다웠지만 카야는 그 일출을 볼 여유가 없다.
어릴적 만났던 보트에서 낚시하던 어린 소년은 청년이 되었다. 테이트에게 글을 배우고 생물학을 배우고 사랑도 배우게 된다. 서로의 아픔을 보듬으며 가까워지는 둘과 아름다운 캐롤라이나의 습지에서의 행복한 한때를 보낸다. 하지만 소년에게는 채플힐이라는 인생목표가 있었고 습지에서의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는 카야와의 이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카야의 생일날 테이트가 준비한 생일케이크를 먹으며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그 순간에 수천 마리의 흰기러기 때가 날아오르는 숨 막히는 멋진 풍경 속에서 카야와 테이트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이 장면이야 말로 캐롤라이나 습지의 아름다움을 절정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계절이 지나고 테이트는 대학에 합격하고 생물학 연구실의 좋은 자리도 얻게 된다. 서로 헤어지는 마지막 날까지 영원히 잊지 않을 거라는 약속을 남겼지만 테이트는 몇 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다.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하게 된 카야... 상처받은... 카야를 위로해 줄 이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몇 년이 지난 후 카야는 따뜻하게 다가오는 체이스에게 마음이 흔들리고 카야는 체이스에게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받게 된다. 그 즈음 대학에 갔다가 소식이 끊겼던 테이트를 마주하게 된다. 카야는 그동안의 상처받았던 마음을 쏟아내는데... 테이트는 그동안 카야 없던 내 삶이 아무것도 아니었고 많이 후회했노라 너무 그리웠었다 고백을 한다. 난 다시돌아왔고 앞으로도 여기에서 너와 함께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용서를 구하는데... 카야는... 혼란스럽다.
책을 출판하는 일 때문에 시내에 나갔던 카야는 생각지도 못하게 체이스와 그 약혼녀를 마주하게 되고 그동안 자신이 체이스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동안 숨겨왔던 체이스의 폭력성과 집착을 알게 되고 배신감과 또 혼자가 되었다는 사실이 카야를 힘들게 한다. 세상은 결국 혼자라고 깨닫게 된 카야는 마음속으로만 그려왔던 책을 출판하고 습지도 되찾게 된다. 이제 불행은 저 멀리 가버렸나 싶었지만 조디를 통해 기다리던 엄마의 부고소식을 듣는다. 더 불행한 일은 체이스의 행패와 집착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습지로 찾아와 예전관계를 다시 회복하고 싶다고 강요하고 예전 아버지처럼 폭력을 휘두른다. 생존에 위협을 느낀 카야는 그 순간 떠나간 엄마를 이해하게 되었고 포기를 모르고 끊임없이 자신을 노리는 체이스를 피해 다니는 카야에게 손을 내밀어 줄 누군가가 있을까? 카야는 법정에서 어떤 판결을 받게 될까?
3. 한 문장의 감상평
이 영화는 캐롤라이나 습지의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를 하고 있지만 나는 습지의 숨 막히게 아름다웠던 장면들과 그 습지 속 생물학자로의 카야의 성장스토리가 더 흥미로웠던 영화로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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